학교소개

오름학교 5월(제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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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    장:  이승태 (여행가, 여행작가)
    주    제:  노루와 들새와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서 오름을 만나다
    기    간:  2018년 5월 25일~26일(금,토)
    참가비:  23만원(항공편 또는 배편 교통비는 불포함)

강의계획



강의 마감됐습니다^^

 

노루와 들새와 바람이 지나가는 길에서 오름을 만나다
2018년 5월 오름학교 <제주서부 중산간 오름> 특집

 

온 산하가 반짝이는 5월입니다. 2017년 11월 개교한 오름학교(교장 이승태. 여행작가·제주오름 전문가)가 제1강 <애월의 오름>, 제2강 <안덕의 오름>, 제3강 <표선의 오름1>에 이어 오는 5월, 제4강 <제주서부 중산간 오름> 특집을 준비합니다. 제주도 서부중산간의 돌오름, 영아리오름, 조근대비악과 바리메오름, 조근바리메오름을 탐방하고 애월 한담해안산책로(곽지올레)를 걷습니다. 찾아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오름보다 반할 정도의 그 길을 따라 숨은 보석 같은 오름들을 순례합니다.

 


▲5월, 제주 중산간의 신록이 눈부시다.Ⓒ이승태

 

집합장소인 제주공항행 항공편 예약을 보다 수월하게 하기 위해 기사를 일찍 올립니다. 예약을 빨리 하면 보다 많은 혜택과 편의를 볼 수 있습니다.

미술평론가 유홍준 선생은 제주도를 다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곱 번째 책에서 “오름에 올라가본 일이 없는 사람은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을 말할 수 없고, 오름을 모르는 사람은 제주인의 삶을 알지 못한다”는 제주 출신 화가 강요배 선생의 말을 빌려 제주에서의 오름의 소중함을 설명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오름과 오름이 세포처럼 유기적으로 이어진 곳이어서 제주를 알려면 반드시 오름을 알고 올라보아야 한다는 말일 겁니다. 들판 한가운데, 바닷가에, 작은 마을 뒤편에 순하디 순한 모양으로 솟아 제주의 자연풍광을 이룬 오름. 사람들이 뻔질나게 드나드는 유명 관광지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날것 그대로의 제주의 모습이 그곳에 있습니다.

 


▲부드러운 아름다움, 조근대비악. 뒤로 제주 서쪽의 오름들이 배경을 이뤘다. 왼쪽부터 감낭오름과 원수악, 돌오름, 당오름, 정물오름, 금오름.Ⓒ이승태

 

지난 11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이 아름다운 제주도 오름을 순례하는 <오름학교>를 개교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저명한 여행작가이며 제주오름 전문가인 이승태 선생님. 오름학교는 앞으로 격월로, 제주 자연풍광의 결정체이며 마을 형성의 모태인 오름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짚고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름’은 ‘산’의 제주도 방언으로, 한라산 산록으로부터 해안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있는 작은 화산체들을 이릅니다.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캠핑과 등산, 트레킹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작가입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으로, 그동안 산악전문지 <사람과산> 기자를 거쳐 편집장을 지냈고, 그 시절 우리나라 산줄기 답사를 위한 등산지도 가이드북인 <1대간9정맥 종주지도집>과 <한국100명산 등산지도집>, 국립공원 탐방안내서인 <북한산국립공원>, <지리산>, <설악산>을 제작했습니다. 2012년에는 일본 큐슈 지역의 대표적인 산 열다섯 곳을 소개한 산행보고 프로그램인 <마운틴TV>의 ‘큐슈의 산(9부작)’에 출연했으며, 일본 큐슈올레 전 구간을 취재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이자 취재작가, 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 진행하는 ‘여행작가학교’ 강사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아일보> <화광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와 사보에 여행기사를 기고 중입니다.

 

2013년부터 제주 오름에 빠져 툭하면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으며, 그동안 여러 매체에 오름에 관한 기사를 기고했습니다. 2018년에 오름 트레킹 안내서인 <제주 오름>(가칭)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지은 책으로는 <북한산 둘레길 걷기여행> <캠핑 주말여행 코스북>(공저), <걸어유 충남도보여행>(공저)이 있습니다.

 

 

▲오름을 찾아가는 길의 삼나무숲Ⓒ이승태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오름학교>를 여는 취지를 들어봅니다.

 

올라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세상 

화산섬 제주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오름이 모여 있습니다. 그 수가 자그마치 368개라고 하니 매일 하나씩 올라도 한 해가 모자랄 정도죠. 제주 섬 어느 곳을 가도 오름이 있고, 그 오름에 기대어 마을이 있습니다. 그 오름으로 억새를 베러 다니고, 거기서 고사리를 꺾으며 제주인들은 살아왔습니다. 오죽했으면 제주 사람들이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을까요! 오름은 제주의 마을과 마을을 형성하는 모태가 되었습니다. 각 오름에는 제주 사람들이 떠받들던 신들이 자리 잡고 있고, 오름과 그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거친 황무지인 ‘뱅듸(버덩)’는 예부터 말과 소를 키우는 터전이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 80퍼센트쯤은 오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 오름은 ‘육지’의 숱한 산들과 달리 오르기가 편하고, 어지간한 오름을 둘러보는데 한두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또 험한 곳이 거의 없으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그리 부담이 없죠. 무엇보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오름 자체가 그렇고, 오름 능선에 올라 조망하는 사방의 풍광은 숨을 멎게 할 정도입니다. 소와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오름 능선에 아무렇게나 앉아 제주의 바람을 느끼는 행복을 무엇에 비할까요! 기생화산인 오름은 대부분 분화구를 가졌고, 그 형태 또한 제각각입니다. 그 독특한 지형을 살피는 것 또한 흥미진진한 즐거움입니다.

 

다시 ‘오름나그네’가 되어

368개의 오름은 한라산 백록담 바로 아래의 방애오름, 윗세오름을 시작으로 바닷가에 솟은 성산일출봉과 송악산, 비양도와 사라봉에 이르기까지 사방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제주 동쪽 송당리 일대엔 가장 많은 오름이 분포해 오름들이 겹치며 산너울처럼 펼쳐지는 신비로운 풍광을 보여줍니다. 그에 비해 서쪽의 오름들은 하나씩 뚝뚝 떨어져 있죠. 그러나 저마다 빼어나 찾는 걸음이 즐겁습니다.

 

1927년 제주에서 태어나 1995년, 일찍 생을 마감하기까지 제주의 산악인이자 언론인으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고(故) 김종철 선생은 제주의 모든 오름을 답사한 기록을 <오름나그네>라는 세 권의 책으로 남겼습니다. 지금까지도 오름의 바이블로 통하는 귀한 책입니다. <오름나그네>의 책장을 넘기다가 오름을 향한 그의 열정과 사랑, 감동과 호흡이 전해져 가슴 뜨거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 합니다. 오를 수 있는 모든 오름을 올라보는 게 목표입니다. 모두 함께 ‘오름나그네’가 되어!

 


▲짐승들에게 생명샘인 영아리습지. 바람이 없는 날이면 그림 같은 투영을 보여준다.Ⓒ이승태

 

5월, <제주서부 중산간 오름> 특집을 준비하는 교장선생님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계절의 여왕’ 5월! 우리의 산하가 숨 막히는 아름다움으로 넘쳐나는 때입니다. 제주의 5월은 어떨까요? 나무마다 신록은 터질 듯 푸르고, 발걸음 내딛는 곳마다 온갖 꽃으로 향기로운 시간이 기다리죠. 이토록 멋진 날에 제주 서부의 중산간에 숨은 오름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제주의 ‘중산간’ 지역은 인가가 거의 없고, 밭뙈기마저 찾아보기 힘든 곳이 허다합니다. 그야말로 노루가 가는 길, 들새가 가는 길이 바람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희미할 뿐, 사방으로 잡목이 가득해 밀림이 따로 없죠. 여차하면 길을 잃기 십상인 ‘험한’ 곳입니다. 목장을 탈출해 반 야생으로 살아가는 말을 만나기도 하죠. 이곳의 오름들은 찾는 이가 무척 드뭅니다. 그래 오름도 우리의 발걸음이 여간 반갑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오름들이 차에서 내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지만 중산간의 오름들은 짧지 않은 거리를 걸어서 찾아가야 합니다. 울창한 숲 속에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찾아가는 길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오름보다 그 길에 반할 정도죠.

 

첫 날은 맛난 도시락과 과일, 음료수를 배낭에 챙겨서 종일 날 것 그대로인 중산간을 헤매며 그 속에 숨은 보석 같은 오름들을 올라보려 합니다. 쉽게 경험하지 못할 제주여행이 되실 겁니다.

 


▲영실에서 이어지는 중산간의 임도. 막 피어난 신록으로 숲에 싱그러움이 가득하다.Ⓒ이승태

 

제4강 1일차
돌오름-영아리오름-조근대비악

 

2005년에 ‘제주 동서종주’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제주도 동쪽 끝 성산 일출봉에서 출발해 한라산을 넘어 서쪽 끝 수월봉에서 마무리한 3박 4일에 걸친 길고 험한 여정이었죠. 지리산 태극종주나 설악산 서북-공룡능선종주보다 더 힘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100킬로미터가 훨씬 넘는 긴 코스로 인해 그저 걷기에만 급급했습니다. 그때 지났던 구간에 이번에 찾아갈 이 길이 포함되었습니다. 그때는 이렇게 아름다운 곳인지 몰랐죠.

 

임도(林道) 걷기도 이리 즐거울 수 있다니!
이번에 잡은 코스는 영실 입구에서 출발해 평화로 근처의 광평리까지입니다. 유난히 많이 나타나던 갈림길과 울창한 숲, 가시덤불로 인해 동서종주 때 고생이 심했던 구간이기도 하죠.

영실 입구 삼거리에서 제주시 쪽으로 1분쯤 간 곳에서 왼쪽 숲으로 난 길이 보입니다. 이곳이 들머리죠. 입구에 통나무에 새겨진 ‘돌오름임도안내도’가 있습니다. 1100도로에서 돌오름까지가 3킬로미터라 적혔습니다. 하도 숲이 울창해 낮에도 어둑어둑할 정도입니다.

 

비포장 흙길인 임도는 승용차가 여유롭게 다닐 만큼 넓고 상태도 좋습니다. 1100도로에서 조금만 들어서면 적막강산입니다. 새소리 청아하고, 바람도, 햇살도 한없이 싱그럽죠. 키 작은 산죽이 가드레일인 양 길을 따라 예쁩니다.

 

걷다가 숲으로 눈만 돌리면 어디든 고사리가 지천입니다. 제주에는 뭍에 없는 장마기간이 있습니다. 4월 말쯤 자주 내리는 비를 고사리 잘 자라라고 내리는 것이라 해서 ‘고사리장마’라 부릅니다. 고사리를 ‘칠손이’라고도 부르죠. 순이 올라올 즈음 일곱 번이나 수확이 가능해서 그렇습니다. 그러나 산(무덤) 안에 난 고사리는 먹지 않는다더군요. 제사 지낼 때만 쓴답니다. ‘고사리장마’라…,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살아온 제주 사람들의 일면을 엿보는 것 같습니다. 여러 번 수확할 수는 있어도 갈수록 대가 세져 품질은 떨어집니다.

 


▲돌오름으로 가다가 만난 색달천 상류. 평소엔 건천인데, 며칠 전 내린 비로 물이 고였다. 최근에 형성된 계곡이어서 바위들이 사납다.Ⓒ이승태

 

정상부에 돌이 많아 돌오름
길을 따라 천남성이 지천입니다. 고사리보다 더 자주 보입니다. 옛날 사약을 만들 때 천남성과 투구꽃을 이용했을 만큼 독성이 강한 풀입니다. 어떤 사람은 만지는 것만으로 구토를 하는 등 중독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더군요. 커다란 이파리의 ‘섬천남성’과 꽃대가 가느다란 ‘두루미천남성’에 ‘넓은잎천남성’까지 다양한 종류가 뒤섞여 자랍니다.

 

1.4킬로미터 들어선 지점에서 한라산둘레길이 합류해 돌오름까지 동행합니다. 주변으로 표고버섯재배지가 유난히 많이 보입니다. 그것도 대규모입니다. 일대가 표고버섯재배로 유명한 곳이라더군요.

 

곧 개울을 만납니다. 평소엔 건천입니다. 폭이 10미터쯤 되어 보이는 개울은 온통 화산암으로 가득합니다. 신기하게도 전체가 하나의 바위입니다. 모양도 기이해 멋진 산수화를 보는 듯, 그 조화들이 신비롭습니다. 이렇게 거친 바위로 된 개울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것입니다. 그래서 바위 모양이 다 살아 있죠.

 

임도에 면한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650미터 거리로, 왕복 30분 걸리는 돌오름(865.8m)은 정상부에 커다란 돌이 많아서 붙은 이름입니다. 일제강점기 말 태평양 전쟁의 수세에 몰린 일본이 최후의 보루로 여긴 제주의 전역에 걸쳐 파놓은 동굴진지가 이곳 돌오름 정상에도 네 곳이나 있습니다.

 

중산간의 숲은 더욱 다양한 생태를 보이며 점점 깊어집니다. 엄나무를 타고 오른 으름덩굴이 꽃을 피웠고, 그 아래로 무성한 줄딸기 사이 새우난도 탐스럽습니다. 제주에서 ‘종낭’이라고 부르는 때죽나무도 자주 보입니다. 꽃 모양이 종처럼 생겨서 종나무, 즉 종낭이라고 부른다네요.

 

돌오름 자락을 벗어나자 갑자기 숲이 짙어집니다. 삼나무군락에 들어선 것이죠. 길 양옆으로 바늘처럼 곧추선 삼나무 숲 덕분에 길은 훨씬 좁아 보입니다. 현재 제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수종이 삼나무입니다. 삼나무는 박정희 정부 때 산림녹화를 위해 심은 것으로, 번식력이 좋아 빠르게 퍼져나갔죠.

 


▲바늘쌈지 같은 삼나무 숲. 하도 빼곡해 어둑할 정도다.Ⓒ이승태

 

신령한 영아리오름
고씨의 무덤을 끝으로 긴 삼나무 숲을 빠져나가자 시야가 트이며 길은 다시 밝아집니다. 뒤돌아보니 돌오름이 가늠됩니다. 영아리오름이 멀지 않습니다. 영아리오름 들머리 북쪽으로 잘 가꿔진 잔디밭이 보이는데, 국내 최고의 골프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나인브릿지C.C.’입니다. 영아리오름은 골프장을 오른쪽에 끼고 오름자락을 따라 돌다가 왼쪽으로 치고 오릅니다. 오름 사면에 세복수초가 많이 보입니다. 제주 오름의 북사면은 대체로 자연 상태의 수풀지대입니다. 그러나 동이나 남사면은 대부분 인공조림지로 되어 있죠. 이곳 영아리도 그런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서쪽으로 트인 말발굽 형태의 굼부리를 가진 영아리오름(693m)은 제주의 수많은 오름 중에서도 아주 특별한 곳입니다. ‘신령할 영(靈)’에 산을 뜻하는 만주어 ‘아리’가 붙은 이름 영아리. 신령스러운 산이라는 뜻입니다.

 

주변의 오름 이름들을 영아리오름을 기준으로 삼아 붙인 것에서도 그 격이 다름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아리오름 남쪽에 있는 오름을 ‘마보기’라 하고, 서쪽에 위치한 오름을 ‘하늬보기’라 부릅니다. 남풍을 ‘마파람’, 서풍을 ‘하늬바람’이라 부르는 것처럼 영아리를 중심으로 명명한 것이죠.

 

영아리오름의 백미, 영아리습지
오름마다 신이 산다고 여겨 온 제주에는 ‘영아리’라는 이름의 오름이 몇 더 있습니다. 람사르습지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한라산 동쪽의 ‘물영아리오름’과 물영아리 바로 옆에 있지만 분화구에 물이 없는 ‘여문영아리오름’이 그것입니다. 이곳 영아리오름은 위의 두 오름과 구분해 달리 ‘서영아리오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삼각점이 있는 정상은 숲에 가려 아무것도 조망할 수가 없습니다. 조망을 위해서는 사방이 트이는 건너편(남쪽)으로 가야 합니다. 돌오름 지나 볼레오름과 오백장군이 옹립한 영실기암을 펼친 한라산이 훤히 보입니다. 특히 서쪽으로 봉긋봉긋 솟은 수없는 오름들이 포도송이처럼 가득합니다. 남송악, 원물오름, 감낭오름, 조근대비악, 도너리오름, 당오름, 정물오름, 금오름, 동박이, 고수치, 왕이메오름, 새별오름, 북도라진오름, 폭낭오름…. 오름학교에서 올랐던 반가운 오름도 여럿 가늠됩니다.

 

영아리오름 서쪽엔 둥근 형태의 커다란 습지가 있습니다. 영아리습지죠. 영아리오름 최고의 비경입니다. 습지에 반영된 영아리오름이 장관입니다. 운이 좋아야지만 볼 수 있는 풍광이죠. 조금이라도 바람이 일면 꽝이거든요. 타원형을 띠는 습지의 긴 쪽이 족히 50미터는 넘어 보입니다. 무리지은 골풀과 도깨비사초 등이 습지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아직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어서 잘 보존된 이곳은 산짐승들이 목을 축이고 가는 듯, 다양한 형태의 발자국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그들에게 이 습지는 생명에 다름 아니겠죠.

 


▲영아리오름에서 본 일몰. 제주 서쪽의 오름들이 수채화 같은 석양에 물들어 가고 있다.Ⓒ이승태

 

끊이지 않는 감동, 조근대비악
영아리오름을 벗어나 나인브릿지골프장 쪽으로 내려선 후 다시 너른 임도를 따릅니다. 임도 주변으로 사람이 들어와 살았던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묵밭과 건물 잔해들, 그리고 제주의 돌로 쌓은 담장이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제주 서부지역의 중심지였던 노형리에 속했던 광평마을은 제주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형성된 마을로, 4‧3사건에 휘말려 초토화되었다가 다시 세워진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더 높은 지대에 마을이 형성되지 못한 것은 물 때문이라더군요. 우리나라에서 비가 가장 많이 내리는 제주지만 섬 전체가 화산지형이어서 대부분 땅속으로 스며들어 물이 귀해서 그렇답니다. 그래서 마을은 저지대의 물이 나는 곳에서만 형성된다는군요. 제주의 물은 고인 물인 ‘봉천수’와 솟아나는 물인 ‘용천수’로 나뉘는데, 이를 중심으로 마을이 섰다고 합니다.

 

광평동에서 조근대비악(541.2m)으로 향합니다. 푸른 지붕의 한우축사를 지나 빽빽한 삼나무 숲 사이로 난 임도(산록남로)를 따라 한참을 들어섭니다. 옛날 대비(大妣)라는 선녀가 내려와 놀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조근대비악. ‘조근’은 ‘작은’의 제주어입니다. 그렇다고 주변에 큰대비악이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조근대비악은 매우 부드러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 높지 않아 단숨에 오를 수 있죠. 그러나 정상에서 조망되는 풍광은 놀랍습니다. 키 작은 나무들뿐이어서 사방 조망에 막힘이 없습니다. 한라산부터 산방산, 서쪽 일대의 대부분의 오름들이 사방으로 가득 펼쳐졌습니다. 두세 개의 굼부리가 모여 이뤄진 조근대비악 자체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조근대비악에서 노루가 뛰어노는 들판을 지나면 평화로입니다. 첫날 일정을 마칠 시간이죠!

 


▲보리밭에서 본 조근대비악. 낮고 완만하다.Ⓒ이승태

 

제4강 2일차
바리메오름과 조근바리메오름

 

바리메오름과 조근바리메오름은 제1강 때 올랐던 노꼬메오름의 남서쪽에 우두커니 서 있던 오름입니다. 바리메오름은 해발고도가 763m, 오름 자체의 높이는 213m에 달해 한 덩치 하는 오름이죠. 산 정상부의 굼부리(분화구)가 움푹 파였는데, 그 모양새가 바리때(발우, 절에서 쓰는 스님의 공양 그릇)와 같아 일찍부터 ‘바리메’라 불렀다고 합니다. 한자 차용 표기로 鉢山(발산)으로 적었는데, 최근엔 發伊山(발이산)으로도 쓴다는군요.

 

주차장에서 곧장 오름 사면이 시작됩니다. 굼부리 능선에 닿기까지 살짝 가파른 길을 올라야 합니다. 여느 오름처럼 울창한 활엽수들 아래로 조릿대가 무성한 길입니다. 20분쯤이면 능선에 오를 수 있습니다. 바리메오름은 제대로 된 굼부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정상 분화구의 깊이가 78m에 이르니 꽤나 깊죠. 직경은 130m인 원형의 산정분화구입니다.

 

분화구의 북쪽은 낮고, 작은 철탑이 서 있는 남쪽이 정상입니다. 능선을 걷는 동안 펼쳐지는 조망은 최고입니다. 노꼬메오름을 비롯해 서부 제주의 멋진 모습을 오롯이 감상하며 걸을 수 있습니다.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섭니다.

 

조근바리메오름은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바리메오름을 마주보고 있습니다. 높이는 낮아도 덩치가 커서 이곳 또한 만만찮은 시간이 걸립니다.

 


▲오름 찾아가는 길, 유채가 한창이다.Ⓒ이승태

 

애월 한담해안산책로(곽지올레)
온통 바다인 제주에서도 결코 흔치 않은 바다

 

애월읍 곽지리와 금성리의 해안을 따라 나 있는 산책로입니다. 그래서 ‘곽금올레길’이라고도 부르죠. 해안산책로 전체 길이는 1.2km. 그러나 이 길이 지닌 아름다움은 결코 그 길이로 가늠할 게 아닙니다. 연인 또는 가족이 유유자적 걷다 오기에 딱 좋은 거리입니다. 천천히 걸어갔다가 되돌아 나와도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물허벅여인상이 서 있는 한담공원에서 내려다보는 해안산책로는 눈부실 만큼 아름답습니다. 반듯하게 다듬은 제주의 돌로 바닥이 깔려 있어 유모차도 다닐 만큼 평탄하고, 걷는 걸음이 기분 좋습니다. 길 주변의 바위들은 온통 기암괴석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마음 깊은 곳까지 청량함으로 다가오는 곳. ‘조그만 모래톱’인 ‘애기바당’이 발달한 곳도 있어서 잠시 발을 담갔다 가도 좋습니다.

몇 번 굽이를 틀며 이어지는 길은 곽지해수욕장을 지나 귀덕포구까지 흥미진진 그 자체입니다. 곽지해수욕장(곽지과물해변)은 바로 바닷가에 놀이터가 있습니다. 바닷가의 ‘과물노천탕’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그러나 ‘애월 한담해안산책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길 자체가 아닙니다. 걷는 내내 말로 표현키 힘든 다채롭고 신비로운 빛깔로 시선을 뺏는 애월 앞바다야말로 이 길의 절정을 이루는 풍광입니다.

 

산책로 들머리쪽에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맨도롱 또똣>의 촬영지인 ‘봄날’ 카페와 바다 조망이 압권인 카페 ‘몽상’이 있습니다. 가장 핫한 제주의 카페들이죠.

 


▲애월한담산책로, 걷지 않고는 못 배기는 길이다.Ⓒ이승태

 

오름학교 제4강은 2018년 5월 25(금)~26일(토)일, 1박2일로 제주도에서 열립니다. 상세한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5월 25일(금)>
09:00 제주공항 1층 3번 게이트 오른쪽(공항 내부임)에서 집합합니다, 참가자는 각자 항공편, 배편을 이용해 제주공항에 도착합니다. 정시에 출발하니 집합시각 엄수 바랍니다. 교통편 예약은 빠를수록 혜택이 많다고 하니 참고하시고, 참가신청 전에 교통편을 반드시 체크해주세요^^
-제주공항 집결 및 인원파악, 인사
-버스 탑승, 1100도로 영실입구로 이동
돌오름/영아리오름/영아리습지/조근대비악
-이날은 종일 제주 서부의 중산간을 가로지르며 위의 세 오름과 습지를 둘러보겠습니다. 이날 점심식사는 오름을 걷는 중 적당한 곳에서 야외도시락으로 해결하겠습니다.
-저녁식사 겸 뒤풀이
-숙소 이동 후 휴식(다인실)

 

<5월 26일(토)>
-아침식사
바리메오름 트레킹
조근바리메오름 트레킹
-점심식사
애월한담산책로 탐방
-제주공항으로 이동
16:00 제4강 마무리모임. 공항에서 해산
※당일 현지 상황에 따라 코스나 대상지가 변경될 수 있습니다.

(해산 후 당일 제주공항 출발할 분은 교통체증 등 현지사정을 감안하여 출발예약을 충분한 시간대로 예약해 주세요^^)

 

 

▲오름학교 제4강 <제주서부 중산간의 오름> 순례 지도Ⓒ오름학교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걷기 편한 등산복·등산화·배낭(제주의 특별한 바람에 대비해주세요^^), 스틱(건강을 위해 쌍으로 준비), 방수방풍의, 모자, 선글라스, 장갑, 수통, 우의(+접이식 우산), 따뜻한 여벌옷(여벌양말), 간식, 자외선차단제, 헤드랜턴(또는 손전등), 세면도구, 세수수건, 필기도구 등(기본상비약은 준비됨)

 

▷오름학교 제4강 참가비는 23만원입니다.(강의비, 4회 식사 겸 뒤풀이, 제주도내 교통비, 운영비 등 포함. 제주공항까지의 항공편 또는 배편 비용은 불포함. 참가비 송금계좌 국민은행 730601-04-041406 문화문 인문학습원) 버스 좌석은 참가접수순으로 지정해드립니다.
▷참가신청은 현재 화면 상․하단에 위치한 <참가신청> 아이콘을 누르시면 신청서 작성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회원 아니신 분은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십시오. ▶회원가입 바로가기
▷참가문의는 전화 050-5609-5609/010-9794-8494번(월∼금요일 09:00∼18:00시. 공휴일은 제외), 또는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세요.
▷참가신청 하신 후 참가비를 완납하시면 참가접수가 완료되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드립니다.
▷간단한 참가신청방법 : 휴대폰 문자로 성명, 오름학교(5월), 그리고 가능하면 이메일 주소를 전화 010-5302-4256으로 보내주시면 바로 처리해드립니다(준회원 대우)^^
▷친구, 동창, 기업, 기관 등을 위한 오름학교 맞춤강의를 열어드립니다(문의 010-5302-4256)
▷오름학교 카페 http://cafe.naver.com/oreumschool 에도 꼭 놀러오세요. 오름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인문학습원 홈페이지 www.huschool.com을 방문하시면 참가하실 수 있는 여러 학교들에 관한 정보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회원 가입하시고 메일 주소 남기시면 각 학교 개강과 해외캠프 프로그램 정보를 바로바로 배달해드립니다^^

 

* 금감원의 보험사 개인정보 보안강화 규정으로 여행자보험 단체가입이 어렵고, 다른 보험에 가입한 경우 중복보장이 안 되는 등 실익이 크지 않아 여행자보험 가입을 하지 않습니다. 꼭 필요하신 분은 개인 가입을 하시고, 이동시 '안전'에 유의해주시기 바랍니다. 관광버스는 보험 가입이 돼 있습니다.


* 화면 상, 하단에 위치한 <참가신청>아이콘을 누르시면 신청서 작성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이 답사는 모든 일정이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므로 참가취소시에는 다음과 같은 환불규정이 적용됩니다.
오름학교는 제주도 숙소의 까다로운 숙박규정에 따라 다음과 같이, 다른 학교와 다른, 별도의 환불규정을 적용합니다. 참가회원님은 신중하게 참가접수를 하시고 취소시 가급적 출발 16일 전에 취소해 주시기 바랍니다.

 

-출발 16일전 취소시 100% 환불

-출발 15~7일전 취소시 80% 환불

-출발 6~4일전 취소시 60% 환불

-출발 3-1일전 취소시 50% 환불

-출발 당일 취소시 환불 불가

 

* 학교별 최소 인원 미달시에는 휴강될 수 있으며 휴강시에는 참가비가 전액 환불됩니다.

 

학교소개

[오름학교]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이승태 교장선생님은 캠핑과 등산, 트레킹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작가입니다. 한국여행작가협회 정회원으로, 그동안 산악전문지 <사람과산> 기자를 거쳐 편집장을 지냈고, 그 시절 우리나라 산줄기 답사를 위한 등산지도 가이드북인 <1대간9정맥 종주지도집>과 <한국100명산 등산지도집>, 국립공원 탐방안내서인 <북한산국립공원>, <지리산>, <설악산>을 제작했습니다. 2012년에는 일본 큐슈 지역의 대표적인 산 열다섯 곳을 소개한 산행보고 프로그램인 <마운틴TV>의 ‘큐슈의 산(9부작)’에 출연했으며, 일본 큐슈올레 전 구간을 취재했습니다. 현재 <한국관광공사> ‘이 달의 걷기길’ 선정위원이자 취재작가, 한국여행작가협회에서 진행하는 ‘여행작가학교’ 강사진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동아일보> <화광신문>을 비롯한 여러 매체와 사보에 여행기사를 기고 중입니다.

 

2013년부터 제주 오름에 빠져 툭하면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있으며, 그동안 여러 매체에 오름에 관한 기사를 기고했습니다. 2018년에 오름 트레킹 안내서인 <제주 오름>(가칭)을 출간할 계획입니다. 지은 책으로는 <북한산 둘레길 걷기여행> <캠핑 주말여행 코스북>(공저), <걸어유 충남도보여행>(공저)이 있습니다.

 

 

오름학교를 열며...

 

올라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세상


화산섬 제주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오름이 모여 있습니다. 그 수가 자그마치 368개라고 하니 매일 하나씩 올라도 한 해가 모자랄 정도죠. 제주 섬 어느 곳을 가도 오름이 있고, 그 오름에 기대어 마을이 있습니다. 그 오름으로 억새를 베러 다니고, 거기서 고사리를 꺾으며 제주인들은 살아왔습니다. 오죽했으면 제주 사람들이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을까요! 오름은 제주의 마을과 마을을 형성하는 모태가 되었습니다. 각 오름에는 제주 사람들이 떠받들던 신들이 자리 잡고 있고, 오름과 그 주변으로 넓게 펼쳐진 거친 황무지인 ‘뱅듸(버덩)’는 예부터 말과 소를 키우는 터전이었습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제주 풍광의 아름다움 80퍼센트쯤은 오름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주 오름은 ‘육지’의 숱한 산들과 달리 오르기가 편하고, 어지간한 오름을 둘러보는데 한두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또 험한 곳이 거의 없으니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그리 부담이 없죠. 무엇보다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오름 자체가 그렇고, 오름 능선에 올라 조망하는 사방의 풍광은 숨을 멎게 할 정도입니다. 소와 말이 한가로이 풀을 뜯는 오름 능선에 아무렇게나 앉아 제주의 바람을 느끼는 행복을 무엇에 비할까요! 기생화산인 오름은 대부분 분화구를 가졌고, 그 형태 또한 제각각입니다. 그 독특한 지형을 살피는 것 또한 흥미진진한 즐거움입니다.
 

다시 ‘오름나그네’가 되어


368개의 오름은 한라산 백록담 바로 아래의 방애오름, 윗세오름을 시작으로 바닷가에 솟은 성산일출봉과 송악산, 비양도와 사라봉에 이르기까지 사방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제주 동쪽 송당리 일대엔 가장 많은 오름이 분포해 오름들이 겹치며 산너울처럼 펼쳐지는 신비로운 풍광을 보여줍니다. 그에 비해 서쪽의 오름들은 하나씩 뚝뚝 떨어져 있죠. 그러나 저마다 빼어나 찾는 걸음이 즐겁습니다.

 

1927년 제주에서 태어나 1995년, 일찍 생을 마감하기까지 제주의 산악인이자 언론인으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고(故) 김종철 선생은 제주의 모든 오름을 답사한 기록을 <오름나그네>라는 세 권의 책으로 남겼습니다. 지금까지도 오름의 바이블로 통하는 귀한 책입니다. <오름나그네>의 책장을 넘기다가 오름을 향한 그의 열정과 사랑, 감동과 호흡이 전해져 가슴 뜨거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래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려 합니다. 오를 수 있는 모든 오름을 올라보는 게 목표입니다. 모두 함께 ‘오름나그네’가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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